Apple M1/8GB RAM 에서의 IDL (ENVI). 아직 몬테레이 업그레이드 하지 마세요.

지난 1년간 Apple과 관련된 가장 재미있는 뉴스는 새로운 CPU M1 이었습니다. 겉보기 사양은 평범할 수 있는데 사용기들은 모두 극찬 일색입니다. 이제 이보다도 두배 세배 더 빠른 제품이 예고되어 있습니다.

IDL(ENVI)와 관련하여서는

  • 공식적으로 M1 CPU 최적화된 배포판이 출시될 계획은 잡혀있지 않음
  • Rosetta 에뮬레이터를 이용하여 사용하는 데 지장 없음(2021년 9월 공식 발언)

두 가지가 알려져 있었습니다. 2021년 9월 이전에도 비공식적으로 “사용하는 데는 지장 없는 것 같다”는 사용자들의 의견이 있기는 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지금 쓰는 이유는, 아직 몬테레이로 업그레이드 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려구요.

https://blog.daum.net/swrush/617

아마도 Big Sur에서 Monterey로 OS를 업그레이드한 이후에 뭔가 안되는 문제들이 보고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애플 컴퓨터에서 IDL이나 ENVI를 실행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면 그냥 Big Sur에 머무르십시오. 시간이 좀 지나면 해결책이 나올 것이고 그 때 업그레이드 하십시오. 이것은 Intel CPU Apple인지 M1 CPU Apple인지에 상관 없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Big Sur 기준으로 M1 애플에 IDL(ENVI)를 설치하는 것은 따로 신경쓸 것이 없습니다. 그냥 Intel CPU 애플에 IDL 설치하듯 하면, Rosetta도 필요하면 알아서 설치하고 전혀 어려움 없이 진행됩니다.

처음 IDL GUI가 실행될 때(아마도 라이선스 관리 프로그램 Harris License Administrator가 실행될 때) ‘XQuartz가 설치되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나올 텐데, 이미 애플 사용자들은 Xquartz에 대해 잘 아실 것이고, 설치에 문제되는 점은 없어 보입니다. Xquartz는 따로 설치하면 됩니다.

애플 사용자들에게는 익숙한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유닉스 기반인 애플의 어플리케이션 중 많은 부분(IDL/ENVI 포함)은 X-Window 기반으로 만들었거든요.
안내하는 대로 XQuartz를 다운로드 받아 설치하면 됩니다.

일단 들어온 소문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Rosetta라는 일종의 에뮬레이터를 통해 실행되는 것인데도 사용에 불편 없을 정도의 속도가 나옵니다. 소문대로 사용자 환경이 빠릿빠릿하게 작동하는 느낌은 분명 기분 좋은 경험입니다. IDL / ENVI 사용에 문제가 되는 점은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Eclipse 단축키 배치가 달라진 것은 생각보다 귀찮은 일인데, 익숙해질만큼 오래 써보지 않았습니다. 저는 애플이 업무 환경도 아니구요).

그렇지만 고강도 연산을 수행하는 데에 있어 CPU나 메모리의 한계는 분명히 느껴집니다. 초기 M1이 워낙 경량화된 CPU라서 그럴 것입니다(제가 테스트한 최소사양 -RAM 8GB- 모델의 한계도 있을 거구요). 제가 업무환경으로 사용하는 8 Core Intel CPU 랩탑과 비교하면 당연히 더 느린데, 저 인텔 CPU가 요란하게 팬이 돌면서 일을 하는 것에 비해서 M1은 아무 소리도 없고(팬이 없어요 애초에), 열도 안나고… 뭔가 좀 이상하긴 합니다.

램이 딱 8GB 있는 모델인데, 그렇다고 대용량 변수를 처리 못하는 것도 아니고 큰 영상을 못읽는 것도 아닙니다. 소문에는 SSD를 스왑공간으로 사용하여 SSD 수명을 갉아 먹으며 처리하는 거라던데, 그 소문의 진실성이나 유효성은 제가 모르겠습니다. 큰 문제 될까요 설마…

물리적 메모리 8GB 모델인데, 대용량 변수들 만들어 돌려도 문제 없습니다.

그럼에도 업무용으로 이것이 효율적인 시스템이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상황에 따라 다르겠죠. 일단 애플에서 안되거나 불편한 것이 몇가지 있기 때문에 저는 애플을 업무에 사용할 계획은 없습니다. ENVI도 SARscape나 Deep Learning을 실행할 수는 없으니 이런 모듈을 사용하려면 Linux나 Windows를 써야 되겠죠.

무엇보다 ENVI에서 다루는 규모의 영상들을 몇 장 처리하면 디스크 수십GB를 금방 채워버리는데, 기본 SSD 256GB로는 ENVI 업무용으로 사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내장 SSD 사양을 올려야 하고, RAM도 16GB는 되어야 제속도를 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면 이제 절대 저렴한 시스템은 아니게 됩니다.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M1 CPU가 빠른 사용자 반응 속도와 동영상 인코딩에 최적화된 H/W엔진을 장착하여 동영상 편집하시는 분들(유투브 선수들)에게는 대단히 각광받는 제품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유투브 리뷰에서는 칭찬 일색입니다.

제 평가는 프로그래머들의 리뷰에 가깝습니다.

  • Big Sur에서 Rosetta로 실행하는 환경이 불편한 점은 없습니다(IDL/ENVI 모두).
  • 사용자 인터페이스 반응은 좋습니다. 팍팍 뜹니다. 고성능 컴퓨터 부럽지 않습니다.
  • 부하가 제법 걸리는 연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일단 기본 연산 성능이 고성능 랩탑의 절반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그런데 발열도 없이 이 연산을 해 내고 있습니다).
  • 본격 ENVI 영상 분석을 위해 SSD와 메모리가 기본 사양 보다는 올라가야 하는데, 이 때부터 악명 높은 애플 가성비의 본색을 보게 될 것입니다. SSD는 다루고자 하는 데이터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그래도 256GB는 무조건 부족할 거고, RAM은 16GB면 IDL / ENVI 쓰면서 불편할 일은 없어 보입니다. M1 CPU에 RAM 16GB, SSD 512GB가 되면 같은 가격대의 Intel, AMD 제품의 선택 범위는 완전 고성능의 영역이 됩니다.
  • 애플로 안되는 게 좀 있죠. IDL / ENVI와 무관하게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이것이 사실상 제일 큰 문제죠.
  • 노트북(맥북에어)에서 ENVI 설치하고, 몇가지 샘플데이터 돌려보고, 나름 ENVI로 고생 좀 시켰는데 전원 연결 없이 했습니다. ENVI Full 부하로 돌려도 배터리로 6시간은 돌아갈 것 같은 전력효율입니다. 이 부분은 정말 대단하네요.

이런 스타일의 Windows 노트북이 나온다면 좋겠습니다. 하루 종일 전원 연결 없이 조용하게 어지간한 성능을 내 주고, 뚜껑 열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같은 반응성… 노트북이 가져야할 미덕을 제대로 갖추고 있습니다. 두세 배 더 빨라진 제품 출시가 예고되어 있어, 고성능 영역의 경쟁력도 갖추게 될 것이고, 애플만 아니면 참 좋을 것 같은데 말이죠^^.